로그인
회원가입
KR
▾
Languages
가
Korean
A
English
기획사업
상반기
하반기
공동기획
프로그램
공연
체험·교육
월간일정
예매안내
공간소개
서울남산국악당
서울돈화문국악당
대관안내
알림·소식
공지사항
웹진 山:門
고객서비스
자주묻는질문
문의하기
분실물 안내
오시는길·주차안내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국악당 소개
BI
조직도
협력파트너
기획사업
프로그램
공간소개
알림·소식
고객서비스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로그인
회원가입
KR
▾
Languages
가
Korean
A
English
상반기
하반기
공동기획
공연
체험·교육
월간일정
예매안내
서울남산국악당
서울돈화문국악당
대관안내
공지사항
웹진 山:門
자주묻는질문
문의하기
분실물 안내
오시는길·주차안내
국악당 소개
BI
조직도
협력파트너
HOME
>
알림·소식
>
웹진 山:門
웹진 山:門
2025년 겨울호
CHOICE
REVIEW
FOCUS
PEOPLE
COLUMN
FOCUS
포커스┃서울돈화문국악당 10년, 국악과 시민을 잇다
편집실
2016년 9월 1일, 창덕궁 돈화문을 길 하나 사이에 둔 주유소 자리에 소박한 공연장이 문을 열었다. 바로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시작이다. 북촌부터 창덕궁을 지나, 돈화문로를 연결하는 국악의 길, ‘전통음악의 중심지를 복원한다’는 포부와 함께 문을 연 돈화문국악당이 이제 곧 열 돌을 맞는다. 본 지면에서는 서울돈화문국악당 지난 10년의 발자취와 의미를 돌아보고, 이후 10년의 또 다른 가능성을 살펴본다.자연음향과 장소성, 국악예술의 거점2016년 서울돈화문국악당 개관 당시, 가장 큰 화제는 단연 ‘자연음향’이었다. ‘맨 뒤 객석에서도 판소리가 쩡쩡’, ‘국악 본연의 소리 담는다’, ‘자연음향 그대로… 서울돈화문국악당 개관’, ‘마이크 필요 없는 자연음향 국악당’ 등 개관을 알리는 언론 주목도는 대부분 ‘자연음향’에 있었다. 우리 소리를 서양식 공연장에서 연주할 때 드러나는 한계는 일찍부터 아쉬움으로 제기되어 왔던 터, 서양 음악과 본질적으로 다른 국악 본연의 전달 방식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자연음향’을 표방하며 2007년 개관한 서울남산국악당 객석 규모로 인해 자연음향만을 고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서울돈화문국악당의 개관은 또 다른 기대를 품게 했다. 자연음 그대로의 국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것은, 국악을 한층 깊게 접하고 싶은 관객들이 늘어났다는 시대적 방증일 것이다. 앰프와 스피커를 통한 증폭을 사용하지 않고, 잔향시간을 국악기에 최적화시키려는 등 세심한 노력의 결실이 바로 서울돈화문국악당이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에 이어, 이듬해 2월 국립국악원 우면당 역시 ‘자연음향 국악 공연장’으로 재개관한 것도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또 하나의 화제는 ‘장소성’이었다. 창덕궁 돈화문부터 종로3가역에 이르는 돈화문로는 ‘국악로’라는 이름으로 지정될 만큼 국악의 역사가 깊이 서린 곳이다. 1911년 세워진 첫 민간음악교육기관 ‘조선정악전습소’, 1955년 세워진 우리나라 첫 국악 공공교육기관 ‘국악사양성소’가 이 지역에 있었다. 이런 연유로 자연스레 국악인들이 모여들어 터를 잡은 곳에, 국악 전문 공연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더욱이 창덕궁과 북촌, 인사동과 남산까지 엮어냄으로써, 잠재력 있는 문화콘텐츠로서 시민과 외국인 방문객까지 유입할 수 있다는 도시적 비전에도 맞닿아 있다. 돈화문국악당은 전문성 있고 수준 높은 국악 공연 문화에 대한 목마름과 우리 문화유산을 한 단계 높은 문화콘텐츠로 확장 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국악 전통 예술의 또 다른 거점이자 상징으로 개관했다고 볼 수 있다. 10년의 발자취 개관 초기 서울돈화문국악당의 프로그램을 보면 이러한 시대적 기대에 부응하고자 얼마나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알 수 있다. 정통 국악의 맛을 선보이는 <국악의 맛>, 우리 국악의 현주소와 미래를 그려보는 <미래의 명곡>, 국악에 힐링과 휴식을 접목한 <낮잠 콘서트>, 시민 국악동호회에 무대의 기회를 제공한 <시민 국악 주간> 등 실로 다양한 스펙트럼이다.자연음향의 장점을 살려 정통성과 예술성, 깊이를 두루 갖춘 순도 높은 공연부터, 창작국악 공연, 시민의 일상에 스며드는 프로그램까지 다채로웠다. 극장 자체 제작도 있었다. 음악극 <적로>는 대금 명인 박종기와 김계선의 이야기를 그려 큰 호응을 얻으며, 공연장의 자체 제작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장소성’을 살린 프로그램도 뺄 수 없다. <운당여관 음악회>와 <돈화문 나들이>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종로구 운니동에 있던 ‘운당여관’은 인간문화재 23호 박귀희 명창이 운영한 한옥 여관으로, 예술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동시에 1958년부터 1989년까지 국수전, 국기전 등 주요 기전(棋戰)의 결승 대국이 열린 한국바둑의 산실이기도 했다. <운당여관 음악회>는 운당여관이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모여드는 사랑방이자 창작공간이었다는 점에 주목, 공개모집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와 장르의 예술가를 선발해 무대에 세웠다. <돈화문 나들이>는 배우와 소리꾼들이 돈화문로를 따라 직접 관람객을 인솔하며 이곳에 얽힌 국악사와 인물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들려주는 체험형 투어 프로그램이었다. 이러한 흐름이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온라인을 통해 공연을 생중계하는 등 새로운 방안을 찾는 시도를 지속하면서 서울돈화문국악당의 대표적인 기획 프로그램이 정착되기도 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일소당 음악회>는 장소성을 살린 대표적 공연이다. 과거 창덕궁 근처에 위치하던 ‘일소당’의 이름을 따서 옛 예인들의 삶과 예술을 조명했다. 특히 공간의 기억을 통해 그 안에 켜켜이 새겨진 삶과 예술을 소환하는 방식은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장소성을 의미 있게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조대전>도 서울돈화문국악당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산조의 전승과 동시대적 계승을 함께 탐구하며, 다양한 유파와 명연주자들을 한자리에 망라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전통음악 기반의 실내악 창작과 현대적 감각의 융합을 시도한 축제형 기획공연 <실내악 축제>, 서울과 경기 지역의 전통 소리를 중심으로 한 <서울소리 잡가> 등도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국악 인플루언서들의 <국악 플러그인>, <돈화문 전통생활문화축제> 등의 관객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 속으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또 다른 전환점자연음향을 갖춘 국악 전문 공연장이자, 풍부한 지역적 콘텐츠를 갖춘 공연장. 유서 깊은 전통을 만날 수 있는 곳이자,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낮은 문턱의 공연장. 주변에 산재해 있는 역사적 인프라를 활용해 무형의 문화콘텐츠, 나아가 상품으로서도 소구할 수 있는 공연장.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이렇듯 많은 가능성과 기대를 업고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시도와 성취를 거듭해 왔다. 지난 11월 11일 서울돈화문국악당 운영자문위원회에서도 서울돈화문국악당 10년의 의미와 향후 방향에 대한 의견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장재효 자문위원은 “지난 10년간 다양한 공연을 통해 정체성을 정립하고자 노력했고, 그 공연들이 하나의 모범으로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해 온 점을 잘 알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산조대전>은 그런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서울돈화문국악당과도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변화의 속도에 너무 신경 쓰기보다는 <산조대전>과 같은 무게감 있는 프로그램에 집중하면서 조금씩 넓혀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더했다. 강효주 자문위원은 돈화문국악당의 장소성에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강남에 국립국악원이 있다면, 강북 지역에도 국악 전용 공연장이 생겼다는 의미가 있었다. 부근에 국악로가 있고, 고궁과 인사동이 있다는 점에서 다른 공연장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며 장소적 특성을 더 확장 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또 다른 측면에서 김봉영 자문위원은 국악당 프로그램이 국악의 본질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지금껏 전통 공연과 일반시민을 위한 체험 모두 균형 있게 잘 해왔지만, 우리 전통의 본질을 생각해 보면 원래 공연, 체험, 교육 사이에 경계가 없다. 무대와 객석 사이 선 긋는 공연이 아니라, 체험과 교육, 참여가 곧 공연으로 이어지는 국악의 본질을 살렸으면 좋겠다. 조금 작지만, 국악당 야외마당의 장점을 살리면 가능하다”는 방향성을 제시하였고, 김영길 자문위원 역시 “해외에서 우리 음악이 주목받는 데에는 수백 년 내려온 전통성과 함께 즉흥적이고 샤머니즘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주목받는 즉흥 음악이 이미 우리 국악 안에는 흐르고 있다. 국악의 즉흥성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공연을 통해, 국악당의 무게감을 살릴 수 있다”며 국악의 즉흥적인 특징을 살린 기획의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원나경 자문위원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공연을 기획한다면 어설프게 전통과 퓨전이 섞인 것보다는 전통성 있는 것이 더 소구력 있다”고 강조한다.서울돈화문국악당의 개관부터 다양한 공연들을 함께 해 왔던 예술가들은 돈화문국악당이 왕이 행차하던 ‘돈화문’의 무게만큼이나 우리 전통의 중심을 지켜주길 바란다. 다만 우리 전통이 박물관 유리벽 안에 든 유물이 아니라, 사람과 소리가 허물없이 어울리고, 예술가와 향유자가 서로 경계 없이 어우러지는 그런 모습이기를 바란다. 본래 우리 국악의 모습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불과 백 년 안쪽만 떠올려도, 우리 국악은 작은 방, 마루, 마당에서 어깨를 마주하며 부르고 듣던 것이었고, 그러다 어린아이들이 두드려도 보고, 따라 불러도 보는, 말 그대로의 일상이었다. 동네 어귀에서 듣던 소리를 지금은 공연장이라는 구분된 공간에서나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 소리 본연의 모습과 멋까지 후대에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전해진다. 품격과 친숙으로 한 발 더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지난 10년을 굵직한 대표 기획 프로그램들과 키워드로 톺아보았다. 그러나 돈화문국악당의 시간을 채운 것은 글이나 숫자로는 채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저, 방문객 몇 명이라는 수치로 미처 담기 어려운 이유는 분명하다. 몇십 명의 어린이들이 경험하는 국악이 이들의 삶에 언제 어떻게 꽃피워질지 모르기 때문이며, 국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외국인이 우연히 지나다 멈춰 서서 들은 국악 선율이 남길 잔향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국악을 접한 시민들 또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예술을 선보이며 다시금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던 예술인들, 이들이 서로에게 보낸 땀과 박수 소리가 서울돈화문국악당의 10년을 지탱해 온 힘은 아닐까 싶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의 두 열쇳말은 ‘품격’과 ‘친숙’이다.” 개관 당시 김정승 초대 예술감독의 일성이다. 두 열쇳말은 여전히 돈화문국악당이 추구해야 할 역할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통문화의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 누구에게나 예술의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친숙한 공연장,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앞으로도 견지해야 할 소명이기도 하다.
1 / 3
CHOICE
초이스┃‘겪음’으로 완성한 시간의 춤
연희단팔산대 <김운태傳>
장지원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을 일컬어 우리는 대가 혹은 명인이라 부른다. 이들은 고된 훈련의 시간을 거쳐 스스로를 정련하며 현재의 위치에 섰다. 채상소고의 대표적인 춤꾼 김운태(金雲泰)는 그렇게 스스로를 다져왔다. 유랑농악단의 단장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곳곳을 떠돌며 여섯 살 무렵부터 장과 장을 도는 포장극장을 전전했다. 포장극장에서 어렵게 살던 그에게 밥벌이의 비결은 박수였다. 박수를 받기 위해 춤을 추었고 공중에서 돌았다. 소고춤을 추는 소년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채상소고는 기예에 가까운 그저 놀이였다. 이러한 놀이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한국춤의 특성인 정중동(靜中動)을 부여해 전통예술로 우뚝 서게 한 춤꾼이 김운태이다. 그에게 춤은 ‘배움’이 아니라 ‘겪음’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시간을 들여 자연스럽게 겪음으로 완성된 김운태의 춤에는 생동감과 흥이 넘친다. 그의 공연이 2026년 새해를 연다. <김운태傳>은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연희단팔산대가 공동기획하고 진옥섭의 연출로 2026년 1월 15일(목)~25일(일)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펼쳐진다. 진옥섭은 현재는 담양군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이전에 서울놀이마당 상임연출, 대전엑스포 놀이마당 총연출, 서울두레극장 극장장을 역임했고 KBS-굿모닝코리아 PD로 국악프로를 제작하는 등 새로운 판을 여는 데 전문가이기에 그의 연출력도 기대된다. 김운태와 연희단팔산대 이야기김운태는 1963년 전라북도 완주에서 태어났다. 1969년 한 시절 전국을 들썩였던 여성예인단체 ‘호남여성농악단’ 단장이던 부친 김칠선의 영향으로 6세에 단체에 입단한다. 이듬해인 1970년 김제농악의 명인 백남윤 선생에게 소고춤, 부포춤을 배웠고, 중학교 때는 리틀엔젤스에서 연락이 와 영국왕실공연을 준비했지만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이력 때문에 비자를 받을 수 없었다. 1976년 제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농악부 장원을 했다. 19살에 김덕수 사물놀이패에 입단했다. 당시 김덕수는 이광수, 김용배, 최종실과 함께 사물놀이로 유명세를 날리고 있었는데, 김용배가 빠진 자리에 김운태가 들어가면서 이후 북한 평양 윤이상음악제 초청 및 유럽 8개국 순회공연과 같은 중요행사에도 참여했다. 사물놀이 이광수와 우리에게 현재 잘 알려진 ‘민족음악원 노름마치’를 창단했고, 전통예술전용관 두레극장을 대학로에 개관하기도 했다. 1995년 서울두레극장에서 여성농악단 복원을 시도한 후 판굿의 세계화를 도모하고 있다. 1999년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에 채상소고춤 출연 이후 '김운태류 채상소고춤'으로 명명되며 주목받았고 현재는 최고의 전통춤판에 초대되고 있다. 2012년 여수엑스포 전통마당 공연단장 및 예술감독을 지냈고 93일 400회 공연을 통해 신여성농악단 연희단팔산대를 창단하였다. 김운태가 창단한 연희단팔산대는 앞서 언급했듯이 신여성농악단이다. 단체명은 조선시대 거리축제였던 ‘산대(山臺)’에 두루 능통할 때 쓰는 ‘팔(八)’을 붙여 ‘연희단팔산대’라 칭하며 2011년에 창단했다. 판소리, 무용, 기악 등을 전공한 여성들이 합숙 훈련하여 2012년 여수엑스포 전통마당에서 93일 동안 하루 평균 4회의 공연을 펼쳐 팔산대 열풍을 일으켰다. 그 명성으로 영국 템즈 축제에 초청받았으며, 동경 초월극장에서 열린 <무천>에서 판굿을 펼쳤다. 이밖에도 스페인, 터키, 프랑스 등에서 공연했다. 특히 이태리 피렌체에서는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팀’이라는 찬사도 받았다. 그러나 전통은 외국에서만 언제나 격찬을 받기에 국내에서도 인정받기 위해 제작한 공연이 2014년 <무풍>이었다. 이후 다양한 타악 연희를 발표하면서 대표 여성연희단으로 우뚝 섰다. 실험적 시도로서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과 협업하여 토속과 통속의 경계를 체험하고, 발레와 농악의 협업인 아리랑별곡을 공연했다. 2023년부터 재공연된 <무풍>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꽹과리에 장보미, 장구에 서자영, 북에 박보슬, 징·소고에 이희원이 활약한다. 김운태 채상소고춤의 미학소고춤은 크게 채상소고춤과 고깔소고춤으로 나뉘는데 채상소고춤은 호남 좌도 지방에서 발달했다. 채상소고춤은 농악대의 소고잽이가 모자에 달린 상모를 돌리면서 추는 춤이다. 모자를 전립(戰笠)이라 하고 여기에 흰 띠를 달아 돌리는데 이것을 상모를 돌린다고 표현한다. 고깔소고는 모자에 종이꽃이 달린 고깔을 쓰고 소고를 들고 춤을 춘다. 그러나 채상소고는 모자에 달린 긴 끈을 돌리면서 몸 전체를 다양한 형태로 감싸는 여러 모양의 원을 그리며 그 선의 흐름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고를 치며 춤을 추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집중력과 리듬감을 요구한다. 채상소고춤의 춤사위 특징은 앉은 채로 뜀뛰기를 하면서 채상을 돌리고, 쪼그리고 앉아 땅바닥에서 소고를 치기도 하고, 서서 춤을 추면서 끈을 밟지 않고 좌우로 움직이며 채상을 돌리다가 발로 소고를 치면서 사뿐히 내려앉는 등 머리끝에서 이어진 끈의 선과 신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우리 춤 중에서도 현란하고 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김운태가 추는 채상소고춤은 어떠할까? 그의 채상소고춤은 머리에서는 채상이 놀고, 손에서는 소고가 놀고, 발에서는 장단이 논다는 표현이 있다. 첫 시작은 호남의 ‘굿거리춤’으로, 그리고 자진모리에 비로소 상모가 돌아가고 장단이 더 빨라지면 웃다리(경기, 충청)의 ‘솟음벅구’가 이뤄진다. 솟구치며 벅구(소고)를 치는 것인데, 이때 상모는 한 박에 좌우로 두 번 돌리는 ‘양상’을 친다. 이어서 빠른 휘몰이 장단에 맞춰 ‘자반뒤집기’를 한다. 이렇듯 세 지역의 것들을 한데 엮어 낸 것이다. 특히 공중을 나는 듯이 누워서 회전하는 '자반뒤집기'가 방점을 찍는다. 그의 춤은 많게는 한 번에 40번을 도는데 처음에는 팽이처럼 돌다가 45도로 기울여서 ‘자반뒤집기’를 하고, 이어 발끝을 떼고 공중에서 도는 ‘두루걸이’가 삼단뛰기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그의 춤에서 엮은 것은 ‘틀’ 뿐이다. 그 틀 속의 춤은 매 순간 즉흥으로 빛나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춤추는 그 매 순간이 전통에서 새로움으로 거듭나는 순간이 되는 것이다. 공연현장의 기운과 에너지가 춤에도 반영되어 그 다양성이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표현된다. 여기에 어우러지는 반주가 더해져 김운태의 채상소고춤은 본인만의 몸짓으로 전통춤의 새 지평을 열었다. <김운태傳>의 관람 포인트 이번 <김운태傳>의 실제 구성은 다양하다. 첫 무대는 김운태와 연희단팔산대가 보여주는 비나리이다. 뒤를 이어 연희단팔산대가 보여주는 판굿, 김운태의 장구춤, 연희단팔산대의 구정놀이, 김운태의 춤의 독백, 영상, 연희단팔산대의 북춤, 하이라이트인 채상소고춤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는다. 중간의 영상에서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를 다루며 ‘상모 나고 김운태 났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 김운태의 채상소고춤 핵심 포인트와 그 밖의 내용들을 통해 교육적 가치도 갖는다.공연의 관람 포인트는 김운태의 채상소고춤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그의 춤은 호남·영남·경기·충청 지역의 장단이 고루 살아 있어 가장 멋있고 뛰어난 소고춤으로 일컬어지며 즉흥성이 강하다. 또한 나이가 들면 소고춤만을 추는 경우가 많아지나 그는 아직도 공중에서 상모를 돌리며 뛰고 있는 현역의, 날것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더불어 그가 추는 장구춤, 춤의 독백과 같은 춤을 통해 장구·소리·몸짓이 교차하는 독창적 무대 언어를 확인할 수 있다.그리고 그가 창단한 여성농악단 연희단팔산대의 뛰어난 기량도 감상할 수 있다. 연희단팔산대는 기본은 고수하면서도 전통 농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선보이고자 노력하는 단체이기에 그 변화도 눈여겨보자. 마지막으로 김운태는 과거 전통연희가 오늘날처럼 관객들이 편안한 상태로 장소에 따라 변화 가능한 전통문화를 보고 즐기며 그 묘미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도 비췄다. 삶이 춤에 녹아내려 자연스럽게 몸에 배야 한다고 믿는 그의 철학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그는 큰 춤판에서 언제나 우선순위로 불리는 춤꾼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또한 유랑의 채취가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노름마치 춤꾼이자 전통공연 연출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따라서 뛰어난 연출력과 안목을 가진 진옥섭의 선택과 “어허! 저 허공중천을 보라”라는 문장으로 상징되며 현역으로 활동하는, 아직도 호모 노마드인 김운태의 춤이 어떻게 맞물려 대가와 대가의 만남을 통해 훌륭한 작품으로 구현될 것인지 주목해보자. 끝으로 한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더욱더 우리의 전통문화가 우수한 콘텐츠로 각광을 받고 그 중앙에 김운태의 채상소고춤과 연희단팔산대의 공연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를… 2026 돈화문커넥트 <김운태 傳>일시 : 2026. 1. 16(금) ~ 1. 18(일), 1. 23(금) ~ 1. 25(일) / 평일 19:30, 주말 17:00장소 : 서울돈화문국악당문의 : 02-3210-7001
2 / 3
CHOICE
초이스┃근대의 초상으로 현대를 비추는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 <판소리 쑛스토리 3 – 현진건 편>
이소영
한국판소리의 실험 지형 최전선에서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판소리의 실험 지형도를 그리라고 한다면, 박인혜와 그가 이끄는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의 이름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소리꾼 박인혜가 보여준 판소리에 대한 태도는 분명하다. 판소리를 ‘전승·보존’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도구로 보기 때문에 작창을 시작으로, 작가, 연출, 실연을 넘나들며 판소리 창작에 매진해왔다. 박인혜를 중심으로 결성된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는 판소리 1인극·창극·뮤지컬·드라마를 넘나들며 판소리의 특수성을 살려, 전통을 넘어 보다 한국적인 음악극을 만들고 있다. 박인혜와 놀애박스의 대표작은 ‘무속 서사–근대 단편’의 두 축으로 배열된다. 첫째, 무속·설화에 기반한 판소리 음악극, <오버더 떼창: 문전 본풀이>와 <종이꽃밭: 두할망본풀이>를 들 수 있다. 이 작품들은 무속 서사·여성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배치하며, 죽음·돌봄·생명 순환을 다루는 서정적 무대로 호평을 받았다. 이 작업은 전통 서사(본풀이)를 현대 음악극 어법과 연결함으로써 ‘근대 단편’에 초점을 둔 <쑛스토리>와 나란히 놀애박스의 또 다른 축으로 언급될 수 있다. 둘째, 구전 레퍼토리의 재해석에 머물지 않고 단편소설을 판소리로 재구성한 <판소리 쑛스토리> 시리즈는 놀애박스의 대표작으로 그간의 축적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사유를 안내하는 소리극 12월 19일과 20일 양일간에 서울남산국악당에 올려지는 <판소리 쑛스토리3 - 현진건 편>은 그간의 실험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지점이다. 앞선 시리즈가 프랑스 작가 모파상의 단편소설을 1인극 판소리로 선보였다면, 이번 신작은 현진건의 대표적인 세 작품 『운수 좋은 날』, 『그립은 흘긴 눈』, 『정조와 약가』 세 작품을 1인극과 다인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네 명의 소리꾼 박인혜, 이예린, 황지영, 이해원이 홀로 또는 함께 무대를 이끌며, 현진건의 소설 속에서 그려낸 근대 개인의 삶과 사회를 판소리 언어로 새롭게 조명한다. 박인혜는 여기서 ‘원작자–소리꾼’의 단순한 변주 관계를 넘어선다. 소리꾼은 더 이상 원작을 ‘대신 말해주는’ 전달자가 아니라, 근대적 개인의 균열을 현재 시점에서 다시 사유하게 만드는 일종의 안내자에 가깝다. 현진건, ‘돈’의 시대를 판소리로 다시 읽기1920년대의 현진건은, 오늘의 언어로 말하자면 ‘근대의 뒷면’을 집요하게 응시한 작가였다. 『운수 좋은 날』의 인력거꾼 김첨지, 『그립은 흘긴 눈』의 기생 채선, 그리고 『정조와 약가』가 호출하는 욕망의 장면들은, 모두 ‘돈이 세상의 새로운 논리’가 된 시대에 가장 먼저 상처 입는 몸들의 초상이다.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는 이 세 편의 단편을 하나의 공연 안에 병치함으로써, ‘돈’이라는 공통 축을 따라 근대적 개인의 세 가지 얼굴을 그려낸다. 김첨지에게는 하루치 벌이가, 채선에게는 빚의 액수가, 『정조와 약가』의 인물들에게는 계급과 체면이 각각의 윤리와 감정 구조를 흔드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 장면들을 소리의 호흡으로 재구성하는 일은, 근대문학에서 축약해버린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다시 확장해 보는 시도이기도 하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공연이 ‘원작의 감동을 판소리로 옮겼다’는 수준의 홍보 문구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판소리는 본래 인물의 내면과 상황의 아이러니를 긴 호흡의 노래와 발림, 아니리의 삼위일체로 입체화시키는 예술이다. 놀애박스의 작업은 이 고유한 문법을 통해 근대 서사가 가진 냉정한 문장들 사이의 공백을 메우고, 말해지지 않은 정조를 탐색하는 쪽에 더 가깝다. 그 결과 음악은 풍성한 리얼리즘을 획득하며 웃음과 풍자, 쓸쓸한 여운이 교차하는 무대로서 오늘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1인극과 다인극 사이, 서사의 새로운 배치<판소리 쑛스토리 3 – 현진건 편>의 형식적 실험은 ‘1인 소리꾼 중심 구조를 넘어선다’는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1인극과 다인극을 오가며 인물과 시점을 분할하는 방향으로 서사를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여러 명의 소리꾼이 한 인물을 나누어 맡거나,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른 거리에서 말하게 되는 순간, 관객은 자연스럽게 ‘누가 말하고 있는가’를 의식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캐스팅과 형식의 변화가 아니라, 근대 서사에 내재한 시선의 편차, 계급과 젠더의 비대칭성을 무대 위에서 가시화하는 장치로 작용할 것이다. ‘판소리적 기획’이란 무엇인가이 공연을 단순히 ‘좋은 문학 작품을 판소리로 만든 창작 판소리’ 정도로 이해한다면, 놀애박스의 그간 성과를 놓치게 될 것이다. 그의 작업은 언제나 두 개의 축을 동시에 지향해 왔다. 하나는 ‘판소리 장르 내부의 실험’이고, 다른 하나는 ‘판소리와 동시대 관객 사이의 관계 맺기’이다. 그간 놀애박스가 구사해 온 전략은 장단과 선율, 창법에서 전통의 문법을 존중하면서도 판소리 어법 외에 무가나 민요를 이식하여 전통 내부의 소리 세계를 확장시켜왔고, 서사 구조와 무대 구성에서는 과감히 새로운 호흡을 들여오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한 명의 소리꾼이 모든 역할을 떠맡는 방식 대신, 이야기의 중력을 인물과 상황, 정조에 따라 분산시키면서 작은 창극 혹은 소리극이란 장르 속에서 관객이 ‘어디에 감정 이입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하게 만든다. 이는 판소리가 본래 지니고 있던 ‘청중과의 밀당’을 입체창과 창극으로 이어지는 현대 극장 환경에 맞게 재해석한 시도이기도 하다. 또한, 박인혜는 기획이라는 층위에서도 판소리를 둘러싼 생태계를 고민해 왔다. 상설 레퍼토리라 부를 만한 신작 판소리가 드물어진 환경에서, 시리즈 형식의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과 재상연, 관객 개발을 동시에 꾀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모델 제시이기도 하다. <판소리 쑛스토리 3 – 현진건 편>은 이러한 ‘판소리적 기획’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점진적 축적의 결과임을 증명하는 자리라 할 수 있다. 격변의 시대, 구원받지 못한 이들을 향하여이번 공연의 홍보 문구는 ‘격변의 시대, 균열 위 놓여진 근대적 개인의 세 가지 초상’이라는 문장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러나 이 문장을 조금 비틀어 읽어보면, 그것은 곧 지금-여기의 우리에게로 되돌아온다. 불과 한 세기 전의 ‘근대’는 이미 역사의 사건이 되었지만, ‘돈이 모든 가치를 재편하는 시대’, ‘요동치는 변화 속에서 구원받지 못한 이들의 목록이 늘어나는 현실’이라는 키워드는 여전히 현재형이기 때문이다.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와 『그립은 흘긴 눈』의 채선은, 오늘의 비정규 노동자이자 프리랜서 예술가이고, 부채 사회의 한가운데 서 있는 청년일 수도 있다. 『정조와 약가』의 인물들에게서 읽히는 도덕적 딜레마 또한, 플랫폼 자본주의와 불평등 구조로 재현되는 우리 시대의 장면과 겹쳐 읽을 수 있다. 판소리는 이 오래된 인물들을 ‘역사적 인물’이 아닌 ‘지금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으로 소환하는 예술이다. 그렇기에 <판소리 쑛스토리 III – 현진건 편>은 단지 옛날이야기를 새롭게 즐기는 자리를 넘어, 근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는 한국 사회의 감정 구조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은 장치가 될 것이다.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가 준비해 온 이 무대는 공연장을 들어서는 우리에게 질문한다. “이 이야기들 속 『운수 좋은 날』의 주인공들은, 지금 어느 얼굴로 내 앞에 서 있는가.” 2026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 <판소리 쑛스토리3 - 현진건 편> 일시 : 2025. 12. 19(금) ~ 12. 20(토) / 금19:30, 토14:00, 18:00장소 :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문의 : 02-6358-5500
3 / 3
REVIEW
리뷰┃음악으로 소통하는 무대
2025 젊은국악 단장, 트리거 <小Ciety>
백소망
REVIEW
리뷰┃청년 소리꾼의 생존기
2025 젋은국악 단장, 강나현 <씩씩(Sick Sick)>
이하영
REVIEW
리뷰┃움직이는 아카이브
진윤경 렉처콘서트 <피리, 산조의 길에 들어서다>
성혜인
PEOPLE
피플┃타악의 클래시컬한 매력을 즐기는 플랫폼
한국장단음악축제 <장단유희> 총감독 김소라
장지영
COLUMN
칼럼┃축적과 주체성의 구조를 드러내는 작은 무대
<영재한음회>가 지향하는 배움의 과정
박해진
인스타그램
월간일정
오시는길
주차안내
대관서식
문의하기
인스타그램
월간일정
오시는길
주차안내
대관서식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