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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山:門 2026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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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산조는 오늘도 현재진행형
서울돈화문국악당 <2026 산조대전>
장수홍


아름다운 한옥 극장, 서울돈화문국악당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의 끝자락이자, 창덕궁을 마주한 국악로의 시작점에 단아하게 한옥으로 지어진 국악전문공연장이 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국립국악원의 전신인 이왕직 아악부와 현 국립국악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국악사양성소가 자리했던 곳으로 자연음향으로 우리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연장이다. 

우리 악기 본연의 소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2026 산조대전>(4월 2일~19일)이 올해도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3주간 개최된다. 2021년 시작한 ‘산조대전’은 공력이 깃든 명인의 산조부터 차세대 산조 연주가를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산조대전은 국립국악원의 ‘토요상설 명품공연’, 국립창극단의 ‘완창판소리’와 더불어 빠르게 서울돈화문국악당을 대표하는 레퍼토리로 자리를 잡았다. 

1990년대 말부터 국악계를 비롯한 국악 향유자들은 국악기의 고유한 잔향과 연주자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국악전용 홀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편, 우리음악의 고유한 소리와 미적 감각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들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전주산조예술제(2001~), 아름지기의 ‘가락’(2007~2011), 국립국악원의 ‘창경궁의 아침’(2008~), 서울남산국악당의 ‘한옥콘서트 산조’(2018) 등이 그 예다. 조선시대 풍류방에서 모여 듣던 우리음악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이러한 공연들은 우리음악을 재인식하는 기회가 되었지만, 공연장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한 지속의 힘을 내긴 어려웠다. 2016년 국악전문극장 서울돈화문국악당의 개관이 반가운 이유다.

서울돈화문국악당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2026 산조대전>은 확장이라는 주제로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티켓 오픈과 함께 매진을 기록하는 공연이 많아지고 있다. 국악전용극장 서울돈화문국악당의 브랜드공연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국악에 대한 관심과 향유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산조를 만나다

산조(散調)는 전통음악을 대표하는 기악독주곡으로 연주자가 반주자의 장구나 북의 장단에 맞춰 연주하는 음악이다. 느린 장단으로 시작해서 빠른 장단으로 이어가는 산조는 악기에 따라, 유파에 따라 30여분에서 1시간 넘게 연주한다. 19세기 말엽 김창조(1865~1919)에 의해 시작된 가야금산조는 이후 악기별, 유파별로 확장해 왔고, 전승과 계승을 통해 정형화된 레퍼토리로 정착되며 1968년 국가무형유산이 되었다. 

김창조에 의해 시작된 가야금산조는 단순하게 창작된 음악이 아니다. 연주자의 탐미와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 악기를 개량하여 산조가야금을 만들고, 연주법을 개발하고, 연주자 내면의 소리를 자기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담아 완성한 음악이다. 가야금산조의 완성을 통해 연주가들의 예술에 대한 욕망과 산조 미학을 가늠할 수 있다. 산조는 가야금이라는 특정 악기와 형식에 국한된 형식이 아니다. 가야금산조의 연행은 동시대를 살아온 음악가들에게 자극이 되어 빠르게 악기별, 유파별로 확장되었다.

거문고-대금-아쟁-해금-피리산조는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많은 예술가들이 전승-계승하고 있다. 그리고 예술가들의 끊임없이 탐구와 도전을 통해 철현금, 퉁소산조는 유파를 형성해 연주되고 있다. 작년 산조대전에서는 생황과 훈(壎)산조가 초연되었다. 산조대전이 동시대 연주가들의 다양한 산조를 만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이렇게 2021년 시작한 산조대전은 매년 주제를 가지고 산조의 깊이와 미학을 집중 조명 해 왔다. 넓이, 깊이, 성음, 지킴과 변화, 산조의 확장성 등을 통해 허튼가락이라고 하는 산조 정신을 공유하며 온전히 산조를 통해 몰입의 경지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확장과 연결의 자리 

올해 산조대전의 주제는 ‘확장’이다. 예술감독은 산조대전과 인연이 깊은 대금연주가 김상연(전남대학교 교수)이 맡았다. 주제 확장은 김상연 예술감독의 화두이기도 하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 전통과 창작의 관계, 연주자와 관객의 관계 등 관계의 확장으로 산조를 만날 수 있는 ‘명인전’, ‘명인오마주’, ‘본 공연’, ‘시민산조’, 新산조병주‘와 같은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2026 산조대전>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담은 프로그램 ‘명인전’과 ‘명인오마주’로 시작한다. ‘명인전’에서는 대금의 귀재이자 이생강류를 창작한 대금연주가 이생강 명인과 가야금연주자 지순자 명인의 오래된 가락과 성음을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산조와 함께 한평생을 살아온 명인들의 인생 이야기를 깊게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한 작고 명인들의 삶을 회고하는 ‘명인오마주(대금편)’에서는 20대의 젊은 연주가들이 명인들의 공력이 깃든 산조 가락을 자신들의 음악으로 재해석해서 연주하는 토크 콘서트로 진행한다. 대금산조를 만든 박종기, 김동진, 서용석, 한주환 명인의 산조를 단순한 재현을 넘어 해석으로 계승을 넘어 확장으로 산조의 흐름을 이해하고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자리가 될 것이다. 


 

산조는 전통의 원형을 순수하게 지키고 있는 장르다. 많은 연주자들이 산조를 인생에 비유한다. 인생은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의 축적이자 희노애락의 경험이 겹겹이 쌓여 완성된다. 모든 인생은 다르다. 산조는 그 사람을 닮았다. 연주자의 공력과 성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산조대전에서 관객들은 연주자의 숨결, 악기의 농현과 시김새, 장단 사이에서 펼쳐지는 즉흥의 미학을 온전히 즐기며 긴장과 이완 속에서 몰입의 경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본공연’은 명인부터 20대 신진음악가의 산조까지 다양한 산조를 통해 악기별, 유파별 특징을 이해하고 비교 감상하는 즐기는 시간이다. <2026 산조대전>에서 젊은 연주가들이 전해줄 김동진류 대금산조, 이태백류 철가야금산조, 이지영류 가야금산조가 궁금하다. 박제된 산조가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연주가들의 또 다른 확장가능성과 동시대성을 느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올해 산조대전에서는 산조의 또 다른 확장성을 모색하며 ‘新산조병주’를 구성했다. 산조는 독주곡이지만. 옛 명인들은 종종 함께 모여 산조병주를 연주한 예가 있다. 올해 ‘新산조병주’에서는 안기옥 산조가락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거문고·가야금 병주 현화(絃和)와 대풍류와 산조를 정비한 지영희, 박범훈 명인의 음악을 기반으로 경기시나위 음악의 경쾌함을 즐길 수 있는 대금·해금·피리 병주, 그리고 서용석 명인의 음악세계를 대금과 아쟁으로 재구성한 대금·아쟁 산조병주를 통해 허튼가락의 진수를 전해줄 것이다. 병주(倂奏)는 생소병주, 양금단소병주 등으로 일컫는 연주 형식으로, 2중주뿐만 아니라 여러 악기가 연주를 함께 한다는 뜻이다. 연주자 간의 교감과 호흡, 악기간의 넘나듦을 통해 산조병주의 아름다운 앙상블과 교감과 호흡을 통해 산조병주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시민산조, 향유를 넘어 주체적 참여자로

산조는 여전히 어렵고 낯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많다. 2026년 첫 선을 보이는 ‘시민산조’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아무리 좋은 공연도 관객이 없는 공연은 의미가 없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산조대전이 티켓파워를 보이며 매진을 이어간다는 것도 의미 있지만, ‘시민산조’를 기획할 수 있다는 것도 산조를 좋아하는 애호가가 늘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김상연 예술감독은 “일반인 강좌가 늘어나면서 전통음악을 다양한 방식으로 향유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음악은 접근하기 어려운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계승하고 이어가고 있는 산조, 전통음악을 보다 많은 분들과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산조가 주체적인 시민예술로 발전한다면 산조를 비롯해 무형유산을 즐기는 향유자도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2026 산조대전>에서 시작하는 ‘시민산조’가 그 첫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시민산조를 기획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 10위로 선정됐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하고 싶은 것들 중 경복궁, 북촌한옥마을, 서울남산타워, 명동 등 한국의 고유한 전통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한다. K-팝,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 확산이 높아지고 있는 시대, <2026 산조대전>이 펼쳐지는 이곳,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연주자와 청중이 열린 판으로 소통하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 모두가 산조를 즐기며 ‘얼씨구, 좋다, 잘한다’ 추임새로 하나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6 산조대전

  • ​일시 : 2026. 04. 02 ~ 04. 19 (목·금·토·일)  / 평일 19:30, 주말 16:00
  • 장소 : 서울돈화문국악당
  • 문의 : 02.3210.7001

 

장수홍
국악방송 라디오 피디로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하며, 변화하는 음악과 공연예술 현장에서 벌어지는 시도와 실천에 관심을 갖고 방송과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수홍
국악방송 라디오 피디로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하며, 변화하는 음악과 공연예술 현장에서 벌어지는 시도와 실천에 관심을 갖고 방송과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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